https://youtu.be/d2sKjn0hJ3w?si=ecPwPbUn0qJ8kGF-
수험생활에서 좌절감과 성취감 중 어떤 감정에 더 영향을 많이 받았나요?
저는 성취감보다는 좌절감에 조금 더 영향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수험생활을 해 나가면서 성취감을 느끼며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얻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성취감이 변질되어 자만심으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에 일어나며 수험생활 중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성취감을 느끼더라도 그 순간 일시적으로만 기뻐하고 바로 평정심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성취감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성적이 나오기 시작한다는 안도감과 그로 인해 얻는 목표 달성에 대한 자신감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이와 반면에 좌절감은 저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좌절감은 사람이 무기력해지는 큰 우울감으로서의 좌절이 아니라 사소한 점수 변화 혹은 계획의 무산 등 작은 의미에서의 좌절감을 의미합니다. 수험생활 중 좌절감은 사람을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는 위험한 감정입니다. 그러나 이를 다르게 생각해보면 좌절감을 느끼는 상황이 주어졌다는 것은 보완할 점을 발견했다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수능을 향해 달려가면서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옆 사람이 빠르게 치고 나간다 하더라도 결국 수능 때까지 실력을 완성시키면 되는 것입니다. 옆 사람과의 차이에 의한 좌절감은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고 긍정적인 영향은 없다시피 합니다. 따라서 공부를 해나가면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지 다른 사람을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이번 수험생활에서 좌절감을 다른 관점에서 본다는 것에서 좌절감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좌절감을 부족한 점을 알려주는 표시로써 이용해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과 같이 자신의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특히 좌절했던 때는 언제이고, 그 이후엔 어떤 행동이나 생각을 했나요?
수험 생활 중 가장 좌절감을 느낄 때는 수험 생활 막바지 서바이벌 시즌이었습니다. 수학에서 시험 때마다 항상 실수가 많았던 저는 늘 목표했던 점수와는 차이가 있는 점수를 받았었습니다. 이런 점수가 중간중간 한 번씩 나온다면 크게 신경쓰지 않았을 것이지만 4주, 5주 연속으로 실수로 인해 점수가 깎이는 것을 보면서 크게 자책하곤 했습니다. 어떤 점이 부족해서 실수를 하는 것일까? 다 풀 수 있는 문제인데 실수 때문에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왜 나한테 생기는 것일까? 등 부정적인 생각과 자책이 저를 압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수학 실력 자체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단순히 실수 몇 개 때문에 8~12점씩 날아가는 것을 보면서 멘탈에 큰 타격을 입었던 제가 찾은 방법은 친구, 선생님과의 대화, 실수 노트 작성 이 두 가지였습니다. 학습 컨설턴트 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그 순간만큼은 부정적인 감정과 멀어지려고 노력했고, 친구와는 그 주의 서바이벌 시험지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가장 위험한 행동 중 하나인 합리화를 하려고 했습니다. 수험생활을 하면서 합리화하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지만 당시 저의 상황을 살펴보았을 때 현실에 직면하는 것보다 합리화를 통해 감정의 동요를 없애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어 시험 결과 자체를 합리화했었습니다.
지금까지 앞에서 언급했던 상담과 대화는 감정선의 안정을 가져오는 데에는 기여를 했지만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제 점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행했던 것이 바로 실수 노트 작성이었습니다. 매 시험을 칠 때마다 실수했던 것들을 모두 공책에 적기 시작하였고 실수 데이터가 쌓이고 쌓여갈수록 실수의 유형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늘 실수하던 것만 반복적으로 실수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 부분들만 고치면 실수를 모두 잡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행동강령을 작성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수식 계산 시 암산 금지’, ‘내접원 반지름 구할 때 양변의 1/2 생략하지 말고 다 쓰기’처럼 풀이가 조금 더 길어지더라도 생략 없이 하나하나 풀이를 다 써내려가면서 실수를 줄이고자 하였고 3주간 노력 후에 연속 100점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실수가 급격하게 많아졌던 시기가 10월 초 즉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던 기간이었기 때문에 더 불안했고 좌절감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50일은 긴 시간이라는 자기 암시를 하면서 가장 급한 것부터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자라는 생각으로 학습에 집중했고 결국 실수 극복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본인은 ‘감정’에 예민한 사람이었나요?
저는 감정에 매우 예민한 사람이었습니다.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이었기에 아무런 원인 없이도 텐션이 올라갔다가 급 우울해지기도 하는 그런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감정기복이 심한 저였지만 공부에 있어서는 감정기복이 심한 것은 안 좋다고 생각했기에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감정은 공부를 진행함에 있어서 좋은 영향을 많이 미치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은 심화되면 심화될수록 사람에게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감정 중에서도 부정적 감정을 배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런 감정에 영향을 주는 요소엔 무엇이 있었나요?
제 감정에 가장 영향을 미친 요소는 역시 ‘성적’입니다. 수능은 결과로 말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결과 즉,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됩니다. 결과가 중요하다는 것은 수능을 향해 달려갈 때 성적이 나와주지 않는다면 자신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되고 결국에는 좌절로 인해 수능을 포기하게 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성적에 의한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수험생활 중 중요한 사항 중 하나라고 마음 속에 깊게 박아두고 1년을 지내왔습니다.
성적은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성적이 원하는 것 이상으로 잘 나와준다면 자신의 공부 방향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고 이를 원동력 삼아 꾸준히 열정적으로 공부를 진행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적이 나와주지 않는다면 자신이 성적을 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결론에 이르지 못한다면 자신의 실력에 대한 의심과 자책이 커져 오히려 성적이 더 쇠퇴하게 되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도 있게 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성적에 의한 긍정적인 감정변화는 유지하여 살려나가는 것이 좋지만 만약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이 계속 나아간다면 그럴 때는 성적에 대해 생각을 멈추고 앞에 주어진 과제, 공부만 하면서 최대한 성적에 대한 생각을 배제하는 쪽으로 나아가는 것이 감정에 의한 악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 없던 약점 과목은 무엇인가요?
제가 가장 자신 없었던 과목은 화학1이었습니다. 화학 문제 자체를 풀어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과목에 비해서 화학1은 타임어택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빠르게 풀어내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학원에서 모의고사를 칠 때마다 한 두 문제 정도는 손도 대지 못하고 시간이 종료되는 상황을 많이 겪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의 실력에 대해서 의심이 생겼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방향성도 잡지 못하는 상황이 한 달 가량 이어졌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차적으로 지금까지 쳤던 모든 모의고사를 다시 한 번 보면서 어떤 파트가 약점이고 시간이 많이 걸렸는지 유형별로 정리를 하기 시작했고 준킬러 영역에서 시간 소모가 극심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화학1에서 준킬러라 함은 개인마다 시간 편차가 상당한 영역입니다. 상대적으로 시간소모가 많은 제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실제 값을 모두 외우자는 것이었습니다. 화학은 실제로 지구 상에 존재하는 원소들을 이용하여 문제를 내기 때문에 실제 값을 아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2,3주기 원소들의 원자 크기, 이온 크기, 이온화 에너지 등 실제 값을 모두 안다면 경우의 수를 사용하지 않고도 바로 원소를 결정하고 들어갈 수 있는 큰 강점이 있기 때문에 A4용지에 실제 값을 모두 작성하여 암기하였습니다. 모든 값을 암기 후 문제를 만났을 때 평소에 3분 이상 걸리던 문제가 1분대로 시간이 줄어들었고 결국에는 킬러 문제를 풀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어 마지막 서바이벌 2회는 모두 50점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자신 없던 과목’은 극복이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주 완벽하게 극복되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는 극복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점을 극복해나가는 방법 자체는 옳았다고 볼 수 있지만 이 방법을 행한 기간이 짧아서 완벽하게 극복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위 방법을 실시한 시기는 수능 2달 전인데 만약 다시 수능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3월부터는 화학에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작년에 했던 과목이라는 이유만으로 후순위로 미뤘던 것이 화학을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인재 N7기 학생들은 탐구를 뒤로 미루는 것이 아니고 최대한 빨리 주요과목과 템포를 맞춰서 공부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조금이나마 드러내고 싶습니다.
새롭게 공부를 시작할 시대인재N 7기에게 추천 또는 비추천하는 방법이나,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작성해주세요.
시대인재 N7기 여러분들은 수능을 향해 달려가면서 ‘겸손’이라는 단어를 자주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화학1을 미루고 또 미룬 것은 작년에 수능을 쳤던 과목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시 수능을 치게 되었다는 것은 모든 과목에 어느 정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마음속에 잘 새기시고 자신의 실력을 맹신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제가 수학을 했던 것처럼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개념부터 차근차근 다시 실력을 쌓아나간다는 생각으로 1년을 지내신다면 중간중간 빈 부분 없이 실력을 탄탄하게 쌓아나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시대인재N에 하고 싶은 말이나, 수험생활을 하며 수기에 꼭 남기고 싶었던 내용이 있다면 작성해주세요.
여러분들이 수능을 한 번 더 치겠다고 결심한 순간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을 각오를 하고 학원에 들어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수험생은 벼슬이 아니기에 단기간에 확실한 결과를 내고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나의 편안함과 휴식, 유흥을 즐기는 것은 포기하고 공부에만 전념해야 합니다. 다만 수능을 향해 달려나가면서 몇 가지는 꼭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첫 번째는 잠을 줄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람은 개인마다 편차가 있지만 적정 수면시간이 존재합니다. 어느 날 공부가 매우 잘된다고 해서 밤늦게까지 하면 다음날 오전을 모두 버리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이 잠을 자면서 하루 동안 공부한 내용을 머리가 정리하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그렇다고 학원에서 잠을 자는 습관은 들이지 마세요!)
두 번째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라 입니다. 첫 번째 조언의 연상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능은 치고 싶을 때 치르는 시험이 아닙니다. 2023년 11월 16일 오전 8시 40분에 시작되는 것으로 이미 정해져 있으며 수험생은 시험 시간에 적응해야 합니다. 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세 번째는 할 일을 미루지마라 입니다. 물론 저도 할 일을 미루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 단위로 플래너를 작성하면서 당일에 못하더라도 그 주 안에는 할 일을 마무리하고자 하였습니다. 할 일을 계속 미루다보면 양이 산더미처럼 불어나게 되고 나중에는 그 양에 압도되어 공부에 대한 의욕 자체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플래너를 지워나가다보면 어느 순간 실력이 향상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 늘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을 깎아내리지 말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대인재에 들어와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실력이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인도 실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옆 사람도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등수가 낮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본인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 할 일만 꾸준히 해 나가면 성공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십시오. 시대인재는 전국에서 잘한다는 사람만 모여 있는 곳입니다. 시대인재 내의 등수에 연연하지 마시고 전국단위로 보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내년 이맘때에 좋은 결과를 얻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