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orbi.kr/00068106738
안녕하세요
간략하게 제 소개 하자면
과기대 다니다 독학 오반수로 의대 합격 했고,
수능 국어 고정 1등급 (못보면 백분위 99) 이고,
수능 수학 4등급에서 백분위 100 (23수능 미적 96) 입니다.
(물2와 지2도 수능 봤었어요)
이 글에서 소개할 공부 방법으로 수학 성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수능 보기 전에 이미 제 실력이 많이 올랐다는 게 체감이 되었습니다.
저처럼 계속 수학에 발목 잡히시는 분들, 딴 건 다 올라도 수학 성적만큼은 오르지 않는 분들, 수학 공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들, 공부 하긴 하는데 실력이 오르지 않는 거 같은 분들
이런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음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씁니다. 과거의 제 모습이거든요. 여러분들은 제가 시행착오 겪으며 알게 된 방법으로 잘 공부해서 한 번에 원하는 곳 합격해서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치시기 바랍니다.
시작합니다.
일단 성적 변화 먼저 보고 가시죠
삼수때까지 수능에서 단 한 번도 1등급을 못 받아본 과목이 국어와 수학이었습니다.
그나마 국어는 21수능 때 백분위 100을 받고, 22수능때도 백분위 100을 받으면서 고정 1등급이 되었는데
수학은 3등급을 벗어나지 못했죠.
그래서 22수능 때부터 기존 공부법을 싹 다 뜯어고치기로 합니다.
다 뜯어고친 공부법의 핵심은 세가지 입니다.
1. '개념' 갖다버리기
개념을 갖다 버렸습니다. 정확히는 이제 다시는 개념책을 피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전에는 맨날 개념이 중요하다, 개념 n회독 해라 이런 문구들 보고 열심히 개념책과 개념 강의를 파고 들었습니다.
그 결과가 만년 3~4등급 이었기에 부질없는 짓임을 느꼈습니다.
제발 제발 주의) 3점 문제를 쉽게 쉽게 못 푸시는 분이면 개념 필요합니다. 개념 공부하세요.
그 당시의 저는 쉬운 4점까지는 그래도 어찌어찌 풀었습니다.
3점 문제 잘 풀고 쉬운 4점 잘 풀고 쏀 B단계도 큰 어려움 없이 잘 풀 수 있는 분들은 이제 개념 놓으세요.
그럼 개념 안 하고 뭐 해야 하나고요? 문제 푸세요.
쉬운 4점까진 잘 풀어도 결국 1등급 못 받는 분들은 결국 개념에 빈 틈이 있습니다.
근데 정말 빈 '틈'이에요. '구멍'도 아니고요 정말 작은 '틈' 같은 거에요.
근데 그 작은 틈 메우고 싶다고 개념책 계속 보고 심지어 개념 강의 1강부터 다시 수강하고 있으면 엄청난 시간 낭비라는 거죠.
완벽주의 버리세요. 그 조금만 틈 신경 쓰인다고 개념 총정리 하고 있으면 그게 더 잘못된 길입니다.
빈 틈은 문제로 메꾸는 겁니다. 문제를 푸세요. 그러면 못 푼 문제도 있을테고, 풀었는데 간결하지 않게 푼 문제도 있겠죠. 그런 것들은 해설 보면서 제가 놓친 개념이 있으면 정리하고 암기했습니다.
그렇게 문제를 풀면서 내가 어떤 빈 틈이 있는지를 알게 될테고 그걸 알고 넘어가면 됩니다.
빈 '틈' 이기에 문제 풀면서 가끔씩 나오겠죠.
근데, 아까 주의했듯이 3점도 잘 못 푸시는 분들이 이 방법을 하면 한 문제마다 계속 모르는 개념이 나오겠죠. 그러니 그런 분들은 개념 공부 하셔야 합니다.
수학 공부의 중추가 개념책이나 강의가 아니라 '문제를 푸는 것' 으로 전환되었는데, 이게 가장 핵심적인, 근본적인 변화였습니다.
2. 제발 문제 풀기
개념을 갖다 버리고 이제 문제 풀기에 집중했습니다.
이전과는 정반대의 공부 방법이었죠.
내가 모르는 개념이나 발상 방법, 문제 푸는 방법이나 팁들은 당연히 있었습니다. 근데 그걸 알겠다고 개념 책이나 강의를 다시 들여다 보지 않았죠. 택한 방법은 문제를 풀면서 메꿔 나간 겁니다.
일단 문제를 풉니다. 기출 문제든 수특수완이든 사설문제든 상관없습니다.
잘 푼 문제들이 있습니다. 별 고민 안했고 시간도 별로 안 썼고 딱히 막힌 거 없이 잘 풀렸죠. 혹은 잠깐 고민은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크게 막힌 거 없이 잘 풀었다 할 수 있는 문제들이요.
그런 문제들에선 얻어갈 게 없습니다. 내가 원래 잘 알고 있고 잘 풀 줄 아는 문제인거죠. 그래서 그냥 동그라미 치고 넘어갔습니다.
공부는 모르는 걸 해야 합니다. 자기가 못하는 걸 계속 연습해서 잘 하게 만들어야 성적이 오릅니다. 근데 자기가 잘하는 거를 계속 잘하고만 있으면 늘 받던 점수만 받게 됩니다.
그래서 조심하셔야 할 게 동그라미 그리는 재미로 문제집 푸시면 안 됩니다. 문제집을 푸는데 동그라미 개수가 너무 많다, 대부분의 문제가 다 잘 풀리는 문제집이다 이러면 도움이 하등 안 되는 문제집입니다. 그런 걸 계속 푸는 건 시간 낭비입니다.
자 이제 모르는 문제를 만났습니다. 아예 시작도 못한 문제도 있을 테고, 어느 정도 풀다가 중간에 더 이상 뭘 해야 하는지 몰라서 못 푼 문제도 있겠죠. 이런 문제들이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재료들입니다.
적당히 고민했는데도 어떻게 풀지 도무지 생각이 안 났으면 이제 해설을 보세요. 그리고 해설을 이해하세요.
앞서 말했듯이 쉬운 4점까지 큰 어려움 없이 풀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을 가지신 분이면 준킬러나 킬러 문제 해설을 읽고 이해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해설을 읽으면 어떻게 발상을 해서 어떻게 풀었는지 이해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자, 못 푼 문제가 생겼고, 해설을 보고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이해까지 완료했습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성적 올리기가 시작됩니다.
내가 막혔던 부분에서 해설은 어떻게 풀어나갔는지를 보세요. 뭘 떠올려서 풀었는지, 뭘 변형해서 풀었는지를 보세요. 내가 하지 못한 걸 해설은 어떻게 했는지를 보세요.
그리고 해설의 풀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세요. 해설 전체를 외우라는 게 아니에요. 딱 자기가 막혔던 부분만, 나는 생각 못했던 해설의 풀이를 정리하세요.
예를 들면, 문제 조건에서 항등식이 나왔는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문제를 못 풀었어요. 근데 해설을 보니 항등식을 미분해서 거기서 조건을 뽑아내 문제를 풀었네요? 그러면 '항등식이 나오면 미분하자' 이걸 얻어가야 해요.
나는 항등식이 나오면 미분해야 할 생각을 못하는 애인 거예요. 근데 이렇게 얻어가면 나는 이제 항등식이 나오면 미분해야 겠다는 애가 되는거죠. 이게 성장인 겁니다. 항등식을 미분해야 겠다는 생각을 못하던 애가 문제를 풀고 해설을 공부한 후엔 항등식 미분해야 겠다는 생각을 할 줄 아는 애가 되는 것.
자기가 못 하던 걸 이제는 할 수 있게 되는 것, 이게 성장하는 거고 이게 성적을 올리는 것의 핵심입니다.
3. '재인식 과정'을 계속해서 거처야 한다.
자 이제 문제를 풀고 해설을 보면서 몰랐던 발상이나 문제 푸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이제 끝일까요??
아뇨. 한 번 알게 된 정도로는 바뀔 수가 없습니다. 앞서 예 든 것처럼 문제를 푼 후에 항등식이 나오면 미분해봐야 겠다는 걸 알게 된 학생이 있다고 합시다. 그리고 계속해서 문제를 풀다가 한 일주일 후 쯤에 어떤 문제를 푸는 데 막혔습니다. 그리고 해설을 보니 항등식을 미분해서 푸네요.
네 이겁니다. 다른 문제여도 항등식을 미분해서 풀어야 한다는 핵심 발상은 똑같습니다. 근데 이 학생이 항등식이 나오면 미분해야겠다고 '한 번' 알게 된 걸로는 절대로 체화가 되지 않고 절대로 본인의 사고 과정이 바뀌지 않습니다.
다른 문제에 같은 상황이 나와도 못 떠올립니다. 왜냐면 자기가 원래 내재되어 있던 사고 방식이 고작 한 번으론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래 항등식이 나오면 미분할 생각을 해 본적 없는게 내재되어 있던 사고방식입니다. 그게 몇 달, 몇 년동안 반복되어 단단하게 굳혀졌습니다. 그 단단한 사고 방식은 고작 한 번의 깨달음으로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여러 번, 그 단단한 사고 방식이 깨지고 새롭게, 올바르게 재구성될 때 까지 계속 깨우쳐야 합니다.
항등식 미분을 떠올리지 못함을 알았을 때, 그 때 '재인식 과정'이 한 번 이루어집니다.
항등식을 미분해야 한다고 공부했었는데, 떠올리지 못했음을 알고 다시 한 번 머릿속에 새깁니다. 기존의 사고 과정이 아주 조금 교정되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다른 문제를 풀다가 또 항등식 미분을 떠올리지 못함을 알게 됩니다. '재인식 과정'이 두 번 이루어졌습니다. 다시 한 번 머릿속에 새깁니다.
계속 계속 '재인식 과정'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다 어느 날, 문제를 풀 때 항등식을 마주쳤는데 자신이 의도적으로 떠올리려 하지 않았는데도 미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네, 드디어 사고 과정이 올바르게 교정이 되었고 올바른 발상이 드디어 체화된 겁니다.
이렇게 체화가 된 순간, 항등식이 나오면 자동으로 미분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전엔 왜 미분을 해야 하는지, 미분을 왜 떠올려야 하는지, 즉 사고의 필연성이 이해가 되지 않아도, 체화가 된 순간 자동으로 생각이 떠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항등식이 나오면 미분해야겠다는 생각이 자신에게 당연히 떠올려야 할, 필연적인 사고 과정으로 변하게 됩니다.
어느 발상을 두고 어느 사람은 이걸 필연적인 발상이라 하고, 다른 사람은 왜, 어떻게 이 발상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 이러한 차이는 '재인식 과정'을 거치면서 자기에게 체화가 되었는지의 유무에 따라 나뉘는 겁니다.
내가 못 풀었던 문제를 수학 잘하는 친구는 그냥 슥슥 풀죠? 그 학생은 그 문제를 풀기 위한 방법이 이미 체화되어 있는 겁니다.
발상 방법, 문제 풀이 방법들을 수능날까지 최대한 많이 재인식 과정을 거치며 체화할수록 고득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 요약하자면 개념 내려 놓기 -> 문제 풀기 -> 재인식 과정 거치기 입니다.
특히 재인식 과정 이게 가장 핵심입니다. 수학 잘하는 친구들이 문제 푸는 방식과 사고를 갖고 싶으면 재인식 과정을 계속해서 거쳐야 합니다. 수능 전날까지, 수능 당일 아침까지요.
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이 여러분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겪은 시행착오들을 여러분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썼습니다. 수학 때문에 괴로워지지 맙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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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터는 글 내용과는 상관없는 사족이에요.
=) 오르비에 공부 질문들 올라오는 거 가끔씩 볼 때마다 느끼는 게 , 매년 비슷한 질문들이더라고요. 매년 비슷한 질문이 올라온다는 건 여러분들이 해소가 잘 안 된다는 거겠죠.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한 건 글로 전달한 거의 한계입니다. 같은 내용이어도 불특정 다수에게 글로 전달하는 것과 특정 개인에 맞게 말로 전달하는 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차이가 크더군요.
그래서 한 번 원하시는 분들 한정해서 직접 만나 설명해주고 질문이나 고민 해결해주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싶은데, 일단 생각뿐인지라 수요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네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가수요조사 할 겸 댓글이나 쪽지나 오픈카톡 보내주세요. 어느 정도 수요 있다면 나중에 다시 글 올리겠습니다. 서울에서 진행할 거 같습니다.
=) 지속적으로 도움 받고 싶은 분들은 지금 과외 모집 중이니 관심 있으시면 쪽지나 오픈카톡(프로필 확인) 보내주세요. 거기서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