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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인재 수능 만점자 - 연세대 의예과 합격 수기

https://youtu.be/1coUHeLAcQ4?si=eWRGzSCpxbkX8wTv

 

 

1년 간의 공부 몰입도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저는 2월 20일부터 재종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학원 개강에 맞춰서 공부를 시작했고, 수능이 끝나고 두세 달 동안 아예 공부를 하지 않고 쉬었다 보니 새롭게 다시 공부에 바로 몰입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원래도 잠이 많은 편에 속해서 첫 달에는 학원을 정해진 시간대로 다니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물론 재수를 결심한 뒤 하는 첫 공부였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점심이나 저녁을 먹고 난 후나, 1교시에 수업이 있는 경우에는 졸려서 수업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후 3월을 지나 4월까지 재종 생활 패턴에 점점 몸이 익숙해졌고, 자습 시간에 조는 빈도수도 확연히 적어졌습니다. 또한 재수 초기였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를 하면서 부족한 점이 많이 보였고, 또 주변에 워낙 잘하는 분들이 많아 더욱 자극을 받은 것 같습니다. 4월에서 5월까지는 재수 생활에 익숙해지기도 했고, 부족한 공부를 채운다는 느낌으로 꾸준히 공부하다 보니 외부에 흔들리지 않고 마음을 다잡으면서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6월이 되고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자 체력적으로 점점 힘들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 재수생활을 시작했을 때처럼 졸음이 쏟아지고 몸의 전체적인 컨디션도 안 좋아졌습니다. 6월 초에는 6월 평가원 모의고사가 있었고, 이후 이와 관련한 지침이 있었는데 이 부분도 공부의 몰입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6월 평가원을 보고 나서는 이제까지 한 공부에 대해 스스로 의심이 들기도 하였고, 허무함이나 허탈감을 느껴 이전보다 집중력이 떨어졌습니다. 원래도 국어 공부 방향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었는데, 시험을 보고 나니 더욱 갈피를 못 잡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한 정부의 발표가 난 이후에는 전체적으로 올해 수능에 대한 걱정, 앞으로 어떻게 공부를 하고 대비를 해나가야 하는지 걱정을 하다 보니 저절로 잡생각이 많아지고 멘탈이 흔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7월까지 계속 이러한 생각 때문에 몰입도가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걱정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도중, 계속 이렇게 딴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는 것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제 쌍둥이와 함께 재수생활을 했었는데, 이 때 그 친구는 걱정만 하느라 시간을 버리는 저와 달리 매주 꾸준히 주말 자습을 나가면서 본인의 할 일을 해나갔습니다. 이런 모습이 저에게는 슬럼프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꽤 오랫동안 시간을 낭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미 지나간 시간까지 채워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부에 몰입하였습니다. 공부에만 집중하는 시간이 훨씬 늘어났고, 오히려 슬럼프 이후에 외부의 변화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계속해서 10월까지 이 몰입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수능이 가까워지면서부터는 성적에 대한 부담을 가지기보다는 그냥 현재 해야 하는 것들을 하나씩 하자는 생각이었고, 1년 중 가장 차분하게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또 많은 분들이 마지막 한 달은 무언가를 새롭게 파고 드는 것보다는 1년을 마무리하는 느낌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는데, 저는 반대로 마지막까지 하나라도 더 알면 좋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내신 공부를 할 때도 마지막 1주일에 가장 많은 양의 공부를 하고, 이 때 공부한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수능 공부도 마찬가지로 마지막 한 달 동안의 공부가 올해 수능 성적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개념 공부나, 기출 분석과 같은 부분은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되었기 때문에 저는 주로 신유형 문제들을 접하고 분석하는 방향으로 공부했습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해야 할 일들을 만들어내니 온전히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 루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주로 7시 30분에서 40분 사이에 학원에 등원했고, 심야 자습은 하지 않고 10시에 하원했습니다. 우선 아침에 학원에 가면 8시 전까지는 제대로 된 공부를 하기보다는 그 날 할 공부를 정리하거나,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도 하였습니다. 실제 공부는 8시부터 시작했고, 아침에는 주로 국어 공부를 했는데 아침잠이 많은 편인 데다 원래도 국어라는 과목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또 긴 글들을 읽어야 하다 보니 완전히 몰입해서 집중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이후 10시쯤에는 잠이 다 깨서 아침보다는 몰입해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기 전까지는 꽤 몰입한 상태를 유지했고, 점심을 먹은 다음부터 다음 교시가 시작하기 전까지는 공부를 하진 않았고 인강을 듣는 경우가 많았고, 가끔씩 오전에 끝내기로 마음먹은 공부를 마저 마무리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3교시, 4교시는 대부분 수업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자습을 하진 않았고 선생님들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다음 외출 시간까지는 거의 공부를 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서 조금 자고 외출하는 등 쉬었습니다. 5교시와 6교시에는 비교적 늦은 시간이어서 오전보다는 쉽게 몰입하면서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또 저는 심야 자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것들을 끝내야 한다는 의무감도 들어 더욱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애초에 스스로 하루에 완벽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꽤 길지 않고, 하루 이틀 정도 미친 듯이 집중해서 하면 무조건 그 다음날부터 주저앉는 성격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무리해서 하루를 쓰기보다는 효율적으로, 집중할 때 최대한 많은 것들을 끝내 놓고, 나머지는 루틴에 맞춰서 생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 사이의 쉬는 시간이나, 식사 시간에 붕 뜨는 시간들에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을 때리거나 엎드려 있었습니다. 이런 자투리 시간까지 공부를 하려다 보면 저는 수업 시간에 오히려 딴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사람들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자투리 시간을 날리는 것이 절대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와 같은 성향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그런 시간까지 공부를 하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보다는 쉴 때 쉬고 공부할 때 집중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험 생활 중 가장 크게 좌절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가장 크게 좌절했을 때는 6월 모의고사를 본 이후였습니다. 올해 수능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예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와중에 공부를 해도 제대로 되는 것 같지 않아서 계속 답답하고 우울했습니다. 사실 개별적인 모의고사 성적으로는 잘 동요하지 않는 편인데, 현역 때 이미 모의고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다가 수능 때 망하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재수를 하면서부터는 시험을 못 보더라도 크게 좌절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그 당시에는 여러 수능에 대한 예측과 반응이 엇갈리면서 저도 모르게 그 상황에 동요되어 해야 할 일들을 차분히 마무리하지 못하고 계속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인해 공부가 제대로 안 되니까 더욱 안 좋은 방향으로 걱정하게 되고, 이것이 악순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계속 걱정만 하던 와중에 문득 수능이 끝나고 났을 때 혹시 결과가 안 좋게 나온다면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 지금을 엄청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1년을 재수하기로 마음을 먹은 만큼 그냥 후회 없이 준비할 수 있는 대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이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크게 작용하였습니다. 이후에는 낭비한 시간을 어떻게 해서든 만회해야겠다는 생각에 정신없이 공부에만 몰입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때 좌절을 경험함으로써, 수능까지 남은 시간 동안 정말 외부에 흔들리지 않고 몰입하여 재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관리했나요?

모의고사 성적이 아무리 잘 나와도, 또는 정말 이번 시험을 망쳤어도 수능은 독립시행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있어서 크게 보면 딱히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많이 느끼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에서 7월 사이에는 꽤나 부정적인 감정에 치우쳐 있었던 것 같은데, 이때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을 때는 무리해서 공부를 계속하려고 하기보다는 무작정 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원래도 여러 복잡한 일들이 있거나 힘든 상황이 있으면 아무 생각 없이 쉬면서 한숨 자고 일어나는데, 저는 보통 푹 쉬고 나면 오히려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면서 제가 해야 할 일들이 명확해졌습니다. 수험생활도 마찬가지로 집중이 안 되고 힘들면 그냥 공부를 하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제가 처한 상황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한 발자국 떨어져 문제에 대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또 저는 딱히 힘들지 않아도 무조건 주말 중 하루는 쉬었는데, 이때 부족한 잠을 자기도 했지만 평소에 보고 싶었던 영화나 드라마를 보기도 했습니다. 주말에 이런 활동을 통해서 무의식적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매주 제가 좋아하는 활동을 하면서 재수생활을 하니까 공부를 하는 것이 너무 지겹고 힘들지 않고 주말에 놀았던 만큼 할 땐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할 수 있었습니다.





시작하는 8기에게 추천하는 공부법이 있나요?

우선 국어의 경우에는 선지 분석을 통해 문제를 유형화하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와 같이 문학이 항상 애매하고 모호하게 다가오는 학생들이라면 이런 방식을 통해서 모호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국어는 여러 사설 컨텐츠들이 있는데, 너무 사설 성적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매주 배부되는 모의고사다 보니 아무래도 평가원 시험보다 정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특히 문학의 경우 사설을 풀다보면 원래 본인이 가지고 있는 올바른 감이 망가질 수도 있습니다. 실전 연습을 하는 것은 좋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문학 문제를 굳이 계속해서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또 저는 수학이나 과탐에 대해서 많은 양을 푸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고 했는데, 이 부분은 개인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이 반복되는 실수가 고민인 분들은 많은 양의 모의고사를 통해 약점을 보완할 수 있지만, 문제 자체의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라면 제 방법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대인재 재종을 다니다 보면 굉장히 많은 양의 컨텐츠들을 받게 되는데, 이 자료들을 무조건 다 풀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푼 자료의 양과 성적이 절대 비례하지 않고, 오히려 개개인의 약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자료 양치기만으로는 모든 부분이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인의 진도와 필요에 맞추어 적정량을 푸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자료를 이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현역 때 수능을 망치고 들었던 생각은, ‘1년 동안 실력은 늘었지만 성적은 떨어졌다.’였습니다. 제 실력보다 한참 낮은 정도의 성적을 받았고, 그래서 많이 억울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재수가 끝난 지금은 현역 때 받은 성적이 제 실제 실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수능에서의 실력은 시험을 잘 보는 것을 의미하고, 저는 실전에서 이를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항상 긴장하지 않으려고 하고 평소와 같이, 루틴대로 시험을 보려고 하지만 실제 시험장에서는 모의고사처럼 수능을 보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저 또한 이 부분을 잘 알고 있었고, 때문에 현역 때와는 조금 다른 마음가짐으로 재수를 하게 된 것 같습니다. 

현역 때는 무조건 평소 모의고사를 잘 보는 것을 목표로 공부했다면, 재수 때는 그걸 넘어서 평소의 시험이 스스로에게 매우 수월하게 느껴질 정도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높은 강도로 공부해야 실제 시험장에서 긴장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잘 풀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올해 수능이 끝나고 느낀 것은, 어떠한 ‘기조’에 맞출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항상 수능은 예상과 맞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과목을 무겁게 준비해야 합니다. 어렵게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 과목이 쉽게 나오는 것은 괜찮지만,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 과목이 어렵게 나오는 것은 시험장에서 학생들에 매우 큰 부담이 됩니다. 한 과목이라도 안주하지 않고 최악의 난이도를 상상하면서 공부한다면, 결국 수능에서는 안정적인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